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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고교 졸업생이 한국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전형은 몇 가지나 될까.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재외국민 특별전형(특례전형)이다. 거기에 수시전형 중 영어 특기자전형도 해외고 졸업생들의 지원율이 높다. 수능 정시전형 역시 지원 가능하지만, 해외고 학생들이 수능을 준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 지원자는 많지 않다.

하지만 시선을 넓혀보면 이들 전형 외에도 해외고 졸업생들이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또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이다.

서울 상위권 대학 대부분이 해외고 졸업생을 대상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을 실시한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중앙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국외대, 경희대, 이화여대, 건국대 등이다. 이들 대학은 학종 지원 자격을 ‘국내·외 고등학교 졸업(예정)자 또는 법령에 의하여 이와 동등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자’로 정해, 해외고 졸업생들에게도 학종 진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학종에서 해외고 졸업생을 따로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고 졸업생과 함께 심사해, 그 중에서 합격자를 선발한다. 하지만 해외고 졸업생의 심사 방법은 국내고 졸업생의 그것과 상당히 다르다.

국내고 졸업생은 제출서류가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또는 추천서로 엄격히 제한된다. 하지만 해외고 졸업생의 경우 고등학교 성적(GPA)과 함께 활동을 증빙할 수 있는 다양한 서류를 제출할 수 있다.

제출 가능한 서류로는 활동증빙 서류와 학업능력 검증 시험인 SAT, ACT, IB, AP 등의 시험성적 등이 있다. 단 토플, 토익 등 공인어학성적은 제출이 불가능하다.

다만 대학마다 전형 선발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학종에 지원하려는 해외고 졸업생은 전형요강에 모집대상이 국내고 졸업생으로만 한정돼 있는지, 지원 가능한 졸업년도가 특정돼 있는지 등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대학별로 일일이 정보를 찾아보기 어려울 때는 <백전불태> 같은 입시전략서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또한 상위권 대학들에 이어 중상위권 이하 대학들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자격에 해외고 졸업자를 포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수도권 소재의 한 대학 관계자는 “과거에는 학종 지원자 중 해외고 졸업생이 거의 없어 지원자격에 해외고 졸업생을 둘 필요가 없었다”면서 “하지만 해외고를 졸업한 우수한 인재가 학종으로 지원해주기만 한다면 그들에게 기회를 넓혀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대학은 앞으로 학종 지원자격에 해외고 졸업생을 넣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의 신동우 대표는 “학령인구 감소가 체감되면서 지원자 수를 단 한 명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 외국 고교를 방문하는 관계자들이 많아졌다”며 “특히 해외 주재원 자녀 등 해외고 출신 학생들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의 자격기준을 국내고 졸업생 한정에서 국외고 졸업생까지 넓히려는 움직임이 중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이처럼 학종에 해외고 졸업생 지원을 허용하는 것은 그동안 상위권 대학만의 일이었지만, 이제는 중위권 대학에서도 적극 도입하려는 모양새”라고 말하고 “다만, 중하위권 대학에서는 자신들과 크게 관계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 변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고 졸업생이라고 해서 모두가 학업역량이 대단히 뛰어날 수는 없다”며 “중상위권 이하 성적의 해외고 졸업생들을 흡수하기 위한 대학들의 대각축전이 머지않아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